스포츠 모델
최고 운동선수들의 연습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해당 스포츠에서 가장 유용한 능력과 힘을 키우는 컨디셔닝 운동이다. 미식 축구의 라인맨들은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기 위해 다리 근육을 단련시킨다. 테니스 선수들은 한 번에 세 시간 가량의 경기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지구력 훈련을 한다. 또 하나의 연습 방식은 야구의 타격, 미식 축구의 공 던지기, 모래 밖으로 골프공 쳐 내기 등 해당 스포츠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특정 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이런 기술들의 공통점은 실전에서 써먹는 상황이 매번 달라진다는 점이다. 바로 이 특징 때문에 스포츠 모델이 음악 모델과 구분된다. 피아노 연주자가 연주하려고 하는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는 항상 그대로지만, 쿼터백이 동일한 상황에서 패스를 하는 경우는 없다.
스포츠 모델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비즈니스를 컨디셔닝 운동과 연관시켜 생각해 보기 전에, 우선 당신의 업무에서 신체적으로 힘을 써야 하는 부분이 전혀 없다고 가정하자. 정보와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업무에서 컨디셔닝 운동이란 당신이 이미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기본적인 인지 기술, 즉 금융업이라면 수학이나 회계에 관한 기본 지식, 공학 분야라면 과학에 관한 기본 지식, 편집 분야라면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더욱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개 이런 기술은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가르치기 때문에 이 연습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신체적 힘과 마찬가지로, 이런 기술의 힘도 가만히 방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진다.
이런 맥락에서 컨디셔닝 운동은 다양한 형태를 취한다. 그중 하나는 예전에 봤던 교재나 관련 분야 입문서를 통해 업무의 기본적인 기술들을 다시 살펴봄으로써, 이미 가지고 있는 기술들을 보다 쉬고 빠르고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단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투자업계 종사자라면 경력 기간에 상관없이 그 분야에 첫발을 내디딜 때 분명히 읽어봤을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과 데이비드 도드(David Dodd)의 <증권 분석(Security Analysis)>을 다시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면 틀림없이 오래전에 잊어버린 중요한 내용을 되새기게 될 것이다. 작가나 편집자에게는 헨리 왓슨 파울러(Henry Watson Fowler)의 <근대 영어 용례(Modern English Usage)>와 시어도어 스트렁크(Theodore Strunk)와 화이트(E.B. White)의 <문체의 요소(The Elements of Style)>가 <증권 분석>과 같은 역할을 한다. 라인베커(미식 축구에서 가장 뒤쪽에 자리한 수비 포지션)가 레그프레스(legpress) 운동으로 기초 체력을 다지듯이, 모든 분야에는 연구하는 만큼 보상이 뒤따르는 고전 입문서들이 있다. 차이점이라면 모든 라인베커가 고등학교 때부터 NFL에 진출한 이후까지 꾸준히 레그프레스 운동을 하는 반면, 놀랍게도 비즈니스에서는 모든 업무의 기본이 되는 컨디셔닝 연습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또한 컨디셔닝 운동은 새로운 재료로도 할 수 있다. 클릭 한 번으로 끝나는 컴퓨터가 있다 해도 종이와 펜을 들고 재무제표를 분석하라. 가치를 중심으로 주식을 분석하라. 펜을 들고 잡지 기사를 편집하라. 이것은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갖춘 모든 기술을 활용하는 법을 기르는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인 특정 기술 개발은 목표가 명확하게 정해짐 모의훈련을 바탕으로 한다. 이 연습은 혼자 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비즈니스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 운동선수들은 특정 기술 연습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때의 특정 기술은 완성된 곡을 연주하는 것이나 야구공 던지기, 또는 테니스에서 서브 넣기처럼 어디까지나 본인이 하기 나름인 기술과는 다르다. 특정 기술들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특성 중 하나 또는 두 가지 모두를 나타내기 때문에 약간 어렵다.
첫 번째 특성은 예기치 못한 상대방의 행동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야구에서 투수가 던진 공을 받아치거나 테니스에서 상대가 서브 넣은 공을 받아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 특성은 이런 기술들이 유동적이면서 역동적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미식축구에서 패스를 받는 선수는 쿼터백이 공을 던지는 순간 팔을 벌리지 않고 공치 도착하는 순간에 벌린다.
상대의 돌발 행동, 빠른 대응, 역동적 상황, 이 얼마나 비즈니스의 생리와 흡사한가. 이런 상황을 혼자 연습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상황의 특성상 언제나 다른 사람들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위에 판매 전화나 협상 연습을 도와줄 사람이 있다면 다음의 원리를 꼭 기억하기 바란다. ‘당신의 성과에서 특정한 면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면, 수없이 반복하여 연습하고 곧바로 피드백을 받아라.’ 하지만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요즘 빠르게 성장하는 경영 모의 체험 시장을 적극 활용하라. 이것으로 얼마나 많은 체험을 하루 있는지 알면 꽤 놀랄 것이다. 인터넷 상에서 마케팅, 주식 거래, 협상, 기업 전략 수립, 그 밖에 수준별로 정교하게 세분화된 다양한 훈련에 관한 모의 게임을 다운로드받거나 직접 해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