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적용하기
위의 사항들을 모두 실행에 옮긴 기업이라면 관련 산업에서 엄청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직원들의 능력이 급격히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기업이 그런 최고의 선수들로 회사가 가득차기를 바라는 것은 참으로 당연하다. 하지만 최고의 선수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차피 조직 구성원 대부분은 혼자 일하지 않는다. 엄격하든 느슨하든 특정 팀원의 일원으로 일한다. 그리고 확실히 팀의 성과는 구성원 개개인의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2006년 봄에 개최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orld Baseball Classic)을 기억할 것이다. 이 대회는 세계 각국의 야구 대표팀이 참가해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르는 국가 대항전이었다. 대회 시작 전 누구도 야구 종주국인 미국을 꺾을 팀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게다가 당시 미국 대표팀에는 로저 클레멘스(Roger Clemens), 데릭 지터(Derek Jeter), 알렉스 로드리게스(Alex Rodriguez), 자니 데이먼(Johnny Damon) 등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다. 하지만 미국 대표 팀은 멕시코, 한국, 캐나다 팀에 패했다. 마찬가지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미국 농구팀은 선수 전원을 NBA 출신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성적은 동메달에 그쳤으며, 예선전에서는 전력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던 리투아니아 팀에 패했다.
뛰어난 개인들이 모인 집단을 위대한 팀으로 바꾸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훈련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도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원리가 적용된다. 최고의 조직들이 다음과 같은 부가 규칙을 따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별 인재 양성에서 더 나아가 팀을 양성하라
예를 들어, 제프리 이멜트는 ‘GE에서 받았던 훈련의 대부분이 개인적인 것이었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훈련에는 몇 가지 문제가 따른다. 그는 크로톤빌의 3주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일터로 돌아왔을 때는 배운 내용의 60퍼센트밖에 써먹을 수 없었다. 나머지 40퍼센트를 적용하려면 그를 도울 다른 사람들, 즉 상사와 IT 전문가 등의 동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 GE는 팀 전체가 크로톤빌 프로그램에 참가해 사업상의 문제에 대해 연습이 아닌 진짜 결정을 내린다. 결론은 이렇다.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지요.”
개념상으로 위대한 성과의 원리를 팀 양성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개인에게 적용되는 모든 요소들, 즉 치밀하게 설계된 연습, 코칭, 반복, 피드백, 자기 조절, 지식 쌓기, 사고 모형은 팀에도 모두 똑같이 적용된다. 하지만 실제로 적용하는 데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이 문제들은 팀 내부에 깊이 자리 잡아 위대한 성과 접근법의 장점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팀의 성과를 성공적으로 향상시킨 조직들은 특히 이런 문제들을 피하거나 처리하는 기술이 뛰어나다. 여기서 말하는 문제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문제점1: 잘못된 구성원 선택
어떤 팀이든지 뛰어난 구성원을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들이 한 팀을 이뤄 조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비즈니스를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그 자체로 하나의 기술이다. 컨설팅 기업 올리버 와이먼(Oliver Wyman)의 회장 데이비드 내들러(David Nadler)는 “내가 본 몇몇 최악의 팀은 구성원 모두가 미래의 CEO감이었다.”고 말한다. 내들러는 최고 글로벌 기업들의 관리자들과 30년 이상 함께 일했다. “제로섬 게임이 계속된다면 유능한 팀을 갖추기는 힘들다.”
이 문제 해결의 핵심은 교감과 문화다. 헨리 포드(Henry Ford) 2세는 2차 대전 후 포드 자동차의 개혁 필요성을 감지하고 한 대 미 공군의 뛰어난 시스템 분석 기관에서 활동했던 유능한 인재들을 포드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이 팀의 구성원 중에는 훗날 리턴 인더스트리(Litton Industries)를 설립한 텍스 손턴(Tex Thornton)과 포드 사장을 지내고 미 국방부 장관을 역임한 로버트 맥나마라(Robert McNamara)도 있었다. 이들은 군인 시절 한 팀으로 일하면서 뛰어난 성과를 올린 전력이 있었다. 하지만 50년 뒤, 포드에 다시 한번 개혁이 필요해진 시점에서 CEO 자크 내서(Jacques Nasser)는 불행하게도 이미 조직에 안착한 창단 멤버들을 호출했다. 그들은 진정으로 개혁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자 회사는 내서를 내쫓았다. 이보다 포드에 더 심각한 문제는 개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성공적인 팀 구성원 선택과 관련하여, 오하이오에 있는 강판 가공업체 워딩턴 인더스트리(Worthington Industries)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 기업에서는 새 직원이 생산 팀에 합류하면 90일 동안 수습사원으로 팀원들과 일하고, 그 기간이 끝나면 팀원들의 투표로 신입사원의 운명을 결정한다. 이 회사 직원들의 급료는 상당 부분이 성과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하다. 그만큼 새로 들어온 구성원의 기여도 평가도 현실적이고 냉혹하다. 덕분에 워딩턴 인더스트리는 이런 채용 방식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CEO 존 멕코넬(John McConnell)은 이렇게 자신했다. “팀워크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우리에게 주고, 아주 이기적인 한 무리의 인재들과 맞서게 하면 우리가 매번 이길 것이다.”
1980년 미국 레이크플레시드 동계 올림픽에서 소련 팀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미국 아이스하키 팀이 바로 그런 식으로 구성되었다. 당시에 프로 선수들은 출전할 수 없었다. 미국 팀 감독 허브 브룩스(Herb Brooks)는 근본적으로 아주 강도 높은 훈련을 거처 개개인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팀을 만들고자 했다. 이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미러클(Miracle)>에서 코치가 미국 최고의 대학 선수들이 빠진 대표선수 명단을 보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자 브룩스는 이렇게 말한다. “난 최고의 선수들을 찾는 게 아니야. 우리 팀에 맞는 선수들을 찾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