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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72>--문제점3: 의제 대립

리첫 2022. 7. 7. 19:02

 

문제점3: 의제 대립

 

대개 동일 인물이 최고의 경영진과 최악의 경영진 사례에 모두 드는 일은 드물지만, 마이클 아이스너의 경우를 한번 생각해 보자. 월트 디즈니를 이끈 첫 10년 동안 마이클 아이스너(Michael Eisner)COO(최고운영책임자) 프랭크 웰스(Frank Wells)는 회사를 적대적 인수합병 위기에서 구하고 주주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안기면서 가장 위대한 경영 팀 중 하나가 되었다. 이들은 1인자와 2인자의 구별이 명확했고, 두 사람이 처음 경영을 맡을 당시만 해도 관련 업계 밖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던 최고의 콤비였다. 하지만 1994년 웰스가 헬리콥터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그토록 생산적이던 둘의 파트너십은 돌연 끝나 버렸다.

 

웰스가 죽은 후 아이스너는 절친한 친구 마이클 오비츠(Michael Ovitz)를 사장 자리에 앉힘으로써, 최악의 팀을 만들었다. 오비츠는 14개월 만에 그 자리에서 쫓겨났다. 사후 평가 결과, 팀 분열의 결정적인 원인은 경영 및 사업적, 개인적 의제가 서로 충돌한 데 있었다. 오비츠는 야후(Yahoo!)의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여 디즈니의 출판 및 음반 사업을 확장하고 NFL 공식 후원사로 들어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아이스너는 이런 안건들을 모두 폐기했다. 게다가 오비츠는 아이스너을 배제한 자기만의 미래를 구상했던 듯하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게 보였다.(오비츠는 2만 달러나 들여 자기 사무실을 새로 꾸몄다.) 결과적으로 이 팀은 실패였다.

 

의제의 대립은 흔한 문제다. 뛰어난 성과자들이 저마다 자기 분야에 관한 수준 높은 사고 모형을 갖추고 있듯이, 최고의 팀을 이룬 구성원들도 그 분야에 관한, 그리고 효과적인 팀 운영에 관한 하나의 사고 모형을 공유하기 마련이다. 디즈니의 사업 영역과 공동 경영에 관하여 아이스너와 오비츠가 갖춘 사고 모형은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것이었다. 이미 언급했듯이 일반적으로 기업의 모든 구성원은 CEO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꿈이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할 만한 타당한 근거가 있을 때 갈등은 극으로 치닫는다. 그 결과를 비웃거나 비난하기는 쉽지만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 어쨌든 당신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동안 상사가 해고되었다고 생각해 보라. 당신의 경력은 어떻게 되겠는가? 몇몇 기업들은 사업에 득이 된다는 이유로 떠오르는 스타들에게 주목한다. 이런 스타 관리자들이 승진하면 직원들도 그들처럼 되고 싶어 한다.

 

관건은 필연적으로 생기기 마련인 개인적인 의제들 때문에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게 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 리더의 임무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아메리테크(Ameritech)는 올스타급 최고 임원진을 갖추고 있었다. 이 팀에는 장차 탤렙스(Tellabs), 퀘스트(Qwest), 아메리테크의 CEO가 될 리처드 노트베어트(Richard Notebaert), 그리고 케이블앤드와이어리스(Cable&Wireless)EDSCEO가 될 리처드 브라운(Richard Brown)도 있었다. 당시 아메리테크에 리더십 개발에 관한 조언을 해 주던 미시간 경영대학원의 노엘 티치 교수에 따르면 아메리테크의 CEO 빌 웨이스(Bill Weiss)는 매주 임원진을 모아놓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려는 사람이 있으면 잘못이 있는 쪽을 해고하겠다고 말했다.

 

잭 웰치는 GE의 잠재적 갈등을 다룰 때 다른 식의 접근 방법을 사용했다. 그는 20년 전 CEO 최종 후보자들 중 한 명으로서 겪은 자신의 끔찍한 경험을 떠올렸다. 당시 GE는 그와 다른 후보들에게 본사 업무를 맡겼는데, 그 바람에 회사는 진흙탕 싸움으로 휘말려 들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웰치는 경영진에 새로 들어올 최종 후보자들을 서로 수백 마일 떨어진 곳으로 보내 경력을 쌓도록 하고 있다.

 

자아가 강한 잘난 인재들이 같은 자리를 놓고 다투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팀은 다른 저주에 의해 산산조각 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