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73>--문제점4: 해결되지 않는 갈등

리첫 2022. 7. 8. 06:59

 

문제점4: 해결되지 않는 갈등

 

몇 해 전, 웨스트포인트의 육군 조정 팀 감독 스태스 프레추스키(Stas Preczewski) 대령은 당혹스러운 문제에 직면했다. 그는 다양한 시험을 거쳐 팀원들의 강점과 실력을 평가했다. 에르고미터(erometer, 사람의 근육을 써서 내는 여러 가지 힘을 측정하는 장치)로 모든 선수의 힘을 측정한 다음, 적절히 안배하여 두 개의 팀을 구성했다. 그는 우선 노를 젓는 능력에 따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순위를 매겼다. 그런 다음 상위 여덟 명의 선수를 1, 하위 여덟 명의 선수를 2군 팀으로 묶었다. 그러다 두 팀이 시합을 하게 됐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2군 팀의 보트가 1군 팀을 이겨 버린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이라면 이 상황을 이렇게 설명할 것이다. ‘1군 보트는 구성원들이 서로 자기가 제일 잘났다고 우기다가 반목이 극에 달한 반면, 2군 보트 선수들은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해 기꺼이 서로를 도왔다.’ 그런데 프레추스키 코치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어느 날 코치는 1군 선수들을 불러 두 명씩 짝을 지었다. 그런 다음 90초 동안 서로 싸우라고 했다. 규칙은 하나였다. 주먹질 금지. 그는 그 장면을 이렇게 설명했다. “마치 프로레슬링 경기 같았어요.” 1회전 종료를 알렸을 때 아직 승자는 없었다. 선수들 모두 상대가 자기만큼 강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회전을 시작하기 전 코치는 선수들에게 상대를 바꿔 싸우게 했다. 3회전에는 선수들이 직접 상대를 골랐다. 5회전을 치를 때 누군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열덟 명이 한데 뒤엉켜 바닥에 뒹굴었다. 마침내 누군가 말했다. “코치님, 지금 연습하면 안 될까요?” 그때부터 1군 팀 보트는 거의 날 듯이 나아갔고, 국제대회에서 준결승까지 올라갔다.

 

문제점5: 문제 회피

 

흔히 이것은 비유적으로 방 안의 코끼리라고 표현한다. 엘리릴리의 전 CEO 랜들 토비아스(Randal Tobias)는 이를 탁자 위의 큰 사슴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 조지 콜라이저(George Kohlrieser) 교수가 말한 식탁에 생선 올리기라는 비유는 아주 인상적이다. 생선은 냄새가 심하고 치우기도 성가시지만 어쨌든 식사는 맛있게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탁에 생선을 올리는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 특히 그런 행동이 문화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팀에서는 더욱 그렇다. 데이비드 내들러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자리에는 겉만 번지르르한 예의 혹은 암묵적인 상호주의가 있지요. 사람들은 상사 앞에서 서로 간의 차이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컨설턴트 램 차란은 파산 위기에 처했던 스위스 발전설비업체 ABB120억 달러 규모의 사업부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 가지 원인은 예의를 중시하는 기업 문화였습니다.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더군요.” 비록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ABB 사장은 결국 팀 구성원들이 마음속의 말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분위기로 기업 문화를 바꾸었다.

 

잭 웰치는 그야말로 식탁에 생선 올려 놓기, 즉 현실의 문제에 정면으로 대처하기의 달인이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것은 그가 최고의 팀에게 현실을 직시하도록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이다. 예나 지금이나 GE의 드림팀은 최고임원회의(Corporate Executive Council). 과거에 이 회의는 본사에 모여 딱딱하 분위기에서 미리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보는 것이 다였다. 토론이라고 할 만한 것도 전혀 없었다. 웰치는 회의 장소를 회사가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기고 프레젠테이션을 미리 준비하지 못하게 했을 뿐 아니라 양복에 넥타이 차림도 금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공식 토론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커피를 마시며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휴식 시간을 늘렸다. GE에서는 이를 소셜 아키텍쳐(social architecture)’라고 부른다. 경영학자들은 잭 웰치가 기업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끈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위대한 성과의 원리를 조직에 적용하는 것은 조직 내 다른 어떤 일보다 어렵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아 번창하기를 바라는 기업이라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조만간 모든 조직이 이 원리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확실히 이득이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축적된다. 당신의 조직이 한시라도 빨리 개별 인재를 양성하고 동시에 팀의 성과를 높이는 작업에 착수한다면, 경쟁자들이 당신을 따라잡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