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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74>--9장 혁신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리첫 2022. 7. 9. 17:46

 

기업의 미래를 여는 창의성과 혁신(1)

 

모든 것을 상품화할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그렇게 보일 뿐이다.

 

온 세상이 네트워크를 통해 하나로 연결된 지금 이 새대에 가장 놀라운 일 중 하나는 구매자가 자신이 사는 상품에 대해 전보다 훨씬 많이 안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무지를 이용해 이익을 챙겼던 많은 판매자들에게는 커다란 문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직 온라인에서 자동차를 사지는 않지만, 자동차 구매자 대부분이 매장에 가기 전에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 어떤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찾은 자동차 판매자의 상품 명세서를 인쇄해 가져가기도 한다. 인터넷이 힘의 균형을 바꿔 놓았다. 캐나다에서는 미국에서보다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약값이 더 싸다. 이런 사실은 인터넷 시대 이전까지만 해도 제약업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대학 서점의 엄청난 교재 값에 몇 년씩이나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달리 어쩌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그들도 똑같은 책을 영국에서 훨씬 저렴한 가격에 수시로 주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따라서 지금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비교될 수 있는 제품은 비교되고, 비교우위에 있는 제품이 곧장 팔릴 것이다. 잔인한 현실은 이런 현상이 역경매(reverse auction, 보통 경매와 반대로 상품을 팔려는 다수의 공급자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의 물건을 매입하는 것) 형태를 취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차 부품 가운데 연료 분사장치가 필요한 자동차 제조업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는 경쟁력 있는 공급업자 여덟 명을 지명하여 해당 제품이 필요한 날짜, 장소, 대금 지급 기간 등의 세부 사항을 알려준다. 그런 다음 화요일 오전 8시에 온라인에 접속하라고 전달하고 지정한 시간으로부터 한 시간 내에 공급업자들이 가격을 제시하도록 한다. 종료 시간을 알리는 벨이 울리면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공급업자에게 사업권이 주어진다.

 

가치가 낮은 상품만 이런 식으로 거래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구매자들은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포함하여 온갖 종류의 상품을 구매하는 데즉 상품화하는 데이런 방식을 활용하려 한다. 엄청난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기 전 타이코인터내셔널(Tyco International)은 제보물 책임제 관련 소송을 처리할 법률회사를 역경매 방식으로 선정했다. 캔자스시티 소재의 법률회사 하디앤드베이컨(Hardy & Bacon)18개월 고정 수수료 가격을 제시해 이 소송을 따냈다.

 

왜 혁신이 비즈니스에서 사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일까? 왜 주요 잡지마다 혁신에 관한 기사가 빠지지 않는 것일까? 왜 혁신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 티켓을 한 장에 2,700달러나 하는 것일까? 왜 최상위 경영 컨설팅 기업들은 혁신에 중점을 두고 실행 방안을 설계하는 것일까? 거의 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오늘날 같은 환경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새롭고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는 것뿐이다.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는 제품은 상품화될 수 없다. 구매자의 마음 깊은 곳에 울림을 주는 서비스는 대가를 준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제품과 서비스 개발은 언제나 가치 있는 일이다. 이제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상품화 경쟁은 지속적으로 하지 않으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품의 수명이 급격히 짧아졌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 개발을 절대 멈출 수 없다. 한때 좋았던 시절, 리글리(Wrigley)는 세 가지 향(스피어민트, 더블민트, 과일 향) 추잉검을 50년 동안 생산했다. 이 기업의 회장 윌리엄 리글리(William Wrigley)는 시카고에서 가장 훌륭한 빌딩을 짓고 카타리나 섬을 통째로 살 정도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리글리와 이웃해 있는 21세기의 전설 모토롤라(Motorola)는 최초로 휴대전화를 개발한 혁신적인 선구자였다. 하지만 디지털 전화 사업에 신속하게 진입하지 않아 치욕적인 실패를 맛봐야 했다. 나중에 모토롤라는 날씬한 자태를 뽐내는 휴대전화 ‘RAZR’ 출시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지만, 후속 모델을 내놓지 않아 또다시 조롱의 대상이 되었고 경쟁에서 밀려났다. 모토롤라는 휴대전화에 엄청난 기술 혁신을 일으켰다. 다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