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엑설런스(Excellence)<4>--같이 일하는 사람에서 같이 생각하는 사람으로

리첫 2022. 7. 14. 16:42

 

같이 일하는 사람에서 같이 생각하는 사람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수한 직원이 되는 데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하고, 자기계발에 힘쓰고, 불가피한 야근을 기꺼이 받아들이면 되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고, 변화를 요구하고, 규칙을 흔드는 사람은 창의성을 인정받기보다 튀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여겨졌다. 이전까지 우리는 민첩성이라는 단어에서 비전을 세우고 실현하는 능력자보다는 능수능란한 장사꾼을 떠올렸다.

 

그러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시대가 전환되면서, 사고 및 행동방식이 거꾸로 뒤집혔다. 비즈니스 모델, 도시 생활, 의료 체계, 더 나아가 우리가 소통하고 배우고 즐기는 방식조차 바뀌었다. 글로벌 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통상적 비즈니스(Business as usual)’의 작동은 점점 드물어지고, 당장 개인정보 보호규정이나 정신적 과부하 혹은 미치도록 느린 인터넷과 싸우지 않는 것만으로도 나는 다행이라 여긴다. VUCA 세계의 삶은 기업가 경영진이게만 흥미진진한 기회를 열어주지 않는다. 코로나 위기에서 확인했듯이, 중간관리자, 직원, 자영업자 역시 창조성으로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발휘할 수 있다.

 

VUCA에는 VUCA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빌 조지 교수가 한 말이다. 빌 조지는 VUCA라는 네 글자에 새로운 개념을 부여했다. 그의 제안에 따르면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이 요구하는 것에 가장 성공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은 비전(Vision), 이해(Understanding), 용기(Courage), 적응력(Adaptability)이다.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뚜렷이 알고, 개별 요인을 깊이 이해하고, 불완전한 상태에서도 용기 있게 결단하고, 예상하지 못한 전개에 재빨리 적응하여 생산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포르츠하임대학교의 디지털미디어 교수 볼프강 헨젤러, 모든 차원에서 열린 가능성을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같이 생각하는 사람으로 바뀐다.” 평범한 업무용 휴대전화도 민첩한 사고와 결합하면 업무 과정 자체가 바뀐다.

 

나는 새로운 전기기술자를 불렀다. 전임자와 달리 그는 전기기술 그 이상을 이해한다. 그도 전선을 끌어와 콘센트에 연결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업무 과정을 스스로 결정한다. 예전에는 아침 7시 전에 기술자와 상사에게 연락해 방문을 신청해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앱으로 기술자와 직접 소통하며 언제 무엇을 처리할지 정한다. 혹시라도 계획보다 늦어지면, 제때에 스마트폰으로 소식이 올 것이다.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더 자극적인 일화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기술직 업계에서 세대를 거쳐 전통이 되었더 관습이 스마트폰 하나로 무너졌다면, 변화의 물결은 IT 전문가와 기술 기업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닥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남은 건 우리가 그 가능성으로 무엇을 해내느냐다. 디지털 전환이 우리에게 겁을 주고 강제로 굴복시키는가? 우리는 멀찍이 떨어져서 지켜보고만 있는가, 아니면 능숙하게 파도를 타며 파도가 남긴 무늬에 감탄하는가? 어떤 식으로든 해낼 수 있는 사람이 파도로 뛰어든다. 거대한 파도를 타려면 따뜻한 물이 있는 실내수영장에서 물장구칠 때와는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 기업컨설팅 회사 캡제미니는 방대한 연구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