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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설런스(Excellence)<6>--기존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리첫 2022. 7. 17. 15:51

 

기존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이에 대해 노골적으로 보도했다. “우리의 문제는 독일 엔지니어이다.” 독일 엔지니어는 100년 내내 추앙받는 존재로, 완벽성과 기술선도를 보장하는 상징이었다. 독일의 공학적 사고는 최초의 내연기관 발명은 물론이고 최초의 전화기, 최초의 자동차, 최초의 글라이더를 만들어 냈다. 독일은 어려움을 끝까지 파헤쳐 이겨내 도전 과제를 해결했다. 철저함과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은 독일을 세계적 수출국으로 만들었고, ‘Made in Germany’가 찍힌 제품은 최상의 품질을 약속했다. 여기에 필요한 사고방식이 표준화와 ISO 기준이라는 이름으로 기업 구석구석으로 전송되었다. 대학 역시 자격 인증이라는 전통적 경제 관점에서 운영되었다. 지금까지도 지평선 너머를 내다보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학점을 이수하는 것이 더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옛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확실성 제거, 비용 절감, 기술 극대화, 실수 무관용 원칙 등이 아직도 많은 사람의 뇌리에 박혀 있다. 이런 사고가 오히려 해로운 이유를 경제 저널리스트 레아 함펠이 정확히 설명한다. “미래의 비즈니스에서는 데이터, 고객 지향, 연속성, 그리고 무엇보다 끊임없는 변화가 중요하다. 일과 경제를 대하는 독일의 자세에는 이 모든 것을 위한 자리가 없다.”

 

그사이 기술 강국인 미국, 중국, 인도에서는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았다. 대담한 사고가 더 큰 혁신과 변화를 이끈다. 에어비엔비가 혁신의 대표 사례이다. 불과 10년 만에 에어비엔비는 스타트업에서 문화를 바꾸는 메가급 성공사례로 발전했다. 2019년에는 0.5초당 세 명이 에어비엔비 숙소에 체크인했다. 이 기업은 분명 코로나 위기도 잘 헤쳐나갈 것이다. 수천 명이 넘는 프로그래머들, 이를테면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디지털 프로세스를 책임진다. 그러나 에어비엔비의 마법은 첨단 기술에 있지 않다. 그들은 아주 사소한 방식으로 탁월함을 보여 주었다.

 

바이러스처럼 번지는 뭔가를 개발하려면, 고객의 뇌를 날려버릴 경험을 고안해 내야 한다.” 에어비엔비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체스키의 신조이다. 에어비엔비는 이런 관점을 기반으로 숙박 업계를 선도한다. 주인이 직접 고객을 맞이하는 것은 별 다섯 개짜리 경험이다. 친절하지만 짜릿함을 주진 않는다. 별 여섯 개짜리 경험은 어떨까? 주인이 고객을 맞이하고, 식탁에는 포도주, , 과자가 놓여 있다. 훨씬 낫다! 별 일곱 개짜리 경험은 어떨까? 주인은 고객의 취미가 서핑임을 알고 자신의 서핑보드를 빌려줄 뿐 아니라, 미리 개인 강습을 예약해 두고 소문난 맛집에 자리를 잡아둔다. 개선은 계속된다. 별 여덟 개, 아홉 개, 열 개, 그리고 마침내 별 열한 개 경험은 어떨까? 주인이 공항에서 고객을 기다린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처럼 고객에게 알린다. “우주로 보내드리죠!”

 

이런 상상이 디지털화와 무슨 상관이냐고 따지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도 많은 이들이 그렇듯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화가 오직 IT나 컴퓨터와 관련이 있다고 믿는 오해를 말이다. 물론 그렇게 믿을 만하다. 영어 단어 ‘digit’는 숫자를 뜻하고 디지털화는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하니까. 그러나 기술은 목적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우리에게 영감을 주느냐이다.

 

브라이언 체스키는 현실성의 한계를 없애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때 기술은 중간 역할만 한다. “계속해서 미친 아이디어를 내다보면, ‘주인이 고객을 맞는다우주로 보낸다사이에서 이상적인 지점을 찾는다. 먼저 미친 경험을 공나한 다음 거기서부터 거꾸로 내려오면, 주인이 고객의 취미를 알고 서핑보드를 빌려주는 서비스가 갑자기 아주 현실성 있게 보인다. 물론 터무니없는 논리지만, 멋진 경험은 그렇게 탄생한다.” 이런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은 그저 정교한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기술은 완전히 새롭게 생각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코로나 위기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홈스쿨링을 위해 교사가 교재를 스캔하여 이메일로 학생에게 전송하고, 몇몇 교사는 스카이프를 이용하거나 화상회의 시스템을 시험해 본다. 그러나 디지털화는 기존의 아날로그 내용을 온라인에 올리는 것 이상을 뜻한다. 새로운 기술은 그동안 꿈도 꾸지 못했지만 필요하다고 여겨졌던 수업방식들을 가능하게 만든다. 과목 통합 수업 프로젝트, 아날로그와 디지털 수업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학교, 집에서 기초를 익히고 학교에서 심화하는 역진행 수업(Flipped Classroom)’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