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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설런스(Excellence)<17>--왜 호기심 없는 탁월함은 불가능한가

리첫 2022. 8. 15. 06:56

 

왜 호기심 없는 탁월함은 불가능한가

 

개인이든 사회든 조직이든, 인간의 호기심보다 더 강하게 우리를 진보시키는 것은 없다.” 첫 미국인 코로나 확진자가 시애틀 국제공항에 착륙한 이후 인간 항체를 연구하는 과학기술기업 머크(Merck)의 홈페이지에 적힌 문구이다. 건강 분야의 기업이, 주로 어린 시절에나 독려받았던 자질인 호기심을 강조한 것이다. 호기심은 뭔가 장난스럽고 재미난 것과 연결되며, 진지한 노력보다는 무의미한 행동이나 시도를 더 연상시킨다.

 

호기심을 향한 부정적 이미지는 역사 속에서도 발견된다. 기독교의 시선에서 호기심은 죄로 통했다. 신의 전지적 특권에 도전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호기심, 발견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그는 세계를 새로운 시대로 안내했지만 교회로부터 처벌을 받았다. 기독교가 굳건히 고수했던 지구 중심 세계관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갈릴레오가 모든 해결책의 첫걸음으로 여겼던 호기심은 근대 전반기에야 비로소 금지 항목에서 벗어났고, 기 이후 호기심은 과학과 연구의 원동력이 되었다.

 

호기심은 우리에게 전기, 우주여행, 스마트폰, 녹색 에너지를 안겨주었다.

 

오늘날 아이들은 <세서미 스트리트>를 통해 질문하지 않는 사람은 바보로 남는다는 걸 배운다. 기업들도 이런 견해를 갖기 시작했다. 갈릴레오가 떠난 지 400년이 지난 지금,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무엇이 혁신 문화를 일으키는가?”라는 질문에 호기심을 지원하고 보상하기라는 답을 가장 많이 한다. 평생 세계의 무지와 싸웠던 스웨덴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은 이렇게 말했다. “호기심이 있다는 말은, 새로운 정보에 열려 있고 그것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며, 자신의 세계관에 맞지 않는 사실도 수용하고, 그것을 이해하려 애쓴다는 뜻이다. 또한 자신의 실수에 당혹하기보다 오히려 호기심을 더 발전시킨다는 뜻이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사물의 근본을 파헤치고,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며, 심지어 더 나빠진 조건에도 적응한다. 과학자들은 모든 일의 이면을 살피려는 욕구가 특히 두드러진다. 머크의 호기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호기심 지수 상위권 중 절반은 과학자였으며, 행정 공무원은 네 명 중 한 명에 불과했다. 때때로 과학자들은 과도한 호기심으로 자신의 명예를 위협하는 일까지 단행한다.

 

1929년 여름, 젊은 외과 수련의 베르너 포르스만은 점심시간에 자신의 왼쪽 팔을 마비시켰다. 그는 바늘을 혈관에 찔러 넣은 다음, 얇은 고무관을 정맥에 연결하여 심장 방향으로 60센티미터 정도 밀어 넣었다. 엑스레이 사진으로 고무관의 끝이 우심실에 닿은 것을 입증했다. 그의 상사는 이런 실험을 쓸데없는 일로 치부했고 포르스만은 비웃음을 샀다. 그러나 과학적 호기심이 더 강했던 포르스만은 또 다른 실험으로 연구를 이어갔고 1956년에 심장도관술로 노벨의학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