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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설런스(Excellence)<20>--야생에서는 야생의 감각이 필요하다

리첫 2022. 8. 18. 17:20

 

야생에서는 야생의 감각이 필요하다

 

VUCA 세계는 아프리카의 야생환경과 같다. 야생의 생동감을 경험하려는 사람에게는 목적지에 관한 지식과 인내심 그리고 뜻밖의 발견을 할 수 있는 감각이 필요하다. VUCA 세계에서는 야생동물 대신에 사고의 실마리를 찾으면 된다. 시몬스대학교의 문헌정보학자 샌드라 에델레즈, 정보를 찾을 때 예기치 못한 발견의 가치를 알고 그것을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이용하는 직감을 정보 인카운터링(Information Encountering)이라고 부른다. 이른바 슈퍼 인카운터러(super-encounterer)가 이것을 가장 잘 해낸다. 그들은 좋은 일이 뜻밖의 장소에, 대로는 생각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음을 알고 탁월한 아이디어를 아주 의식적으로 계획에 넣는다. 남다른 감각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에델레즈는 슈퍼 인카운터러가 어떻게 예기치 못한 정보의 가치를 알아차리는지 궁금했다. 그 대답은 구체적 논리의 영역과는 거리가 멀었다.

 

슈퍼 인카운터러는 그저 기분 변화 속에서 뜻밖의 탁월한 아이디어를 알아차린다.

 

절망했다가도 갑자기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으로 바뀔 때, 그들은 그 가치를 재빠르게 알아차린다. 그러나 대부분의 세렌디피티 프로들은 자신의 직감을 떠벌리지 않는다. 호들갑처럼 보일까 두렵기 때문이다. 디즈니랜드의 사례를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월트 디즈니는 놀이터에서 디즈니랜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그는 딸이 그네를 타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즐길 수 있는 놀이터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생각을 굳혔다.

 

메가급 계획들은 그렇게 작은 데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우연한 관찰에서 비롯되었고, 짤막한 의견이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하면, 회사에서는 이를 매우 미심쩍게 여긴다. 발견이 아주 대단한 일로 발전했을 때에서야 비로소 탁월함의 증거로 기꺼이 공유된다. 스타벅스 창립자 하워드 슐츠의 이야기도 그중 하나이다.

 

하워드 슐츠가 처음부터 세계적인 부자에 속했던 건 아니다.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었고, 스타벅스 직원으로 커피, , 향신료 분야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스타벅스는 시애틀에 상점 네 개를 가진 작은 회사로 갓 볶은 커피콩과 커피 메이커를 팔고 있었다. 그는 어느 날 밀라노 출장을 통해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를 알게 되었다. 커피, , 모든 손님에게 인사를 건네는 바리스타, 거품이 가득한 커피에 감탄했다. 그는 이런 커피 문화를 미국으로 가져가려 했지만 그의 상사는 미심쩍어 했다.

 

그래서 슐츠는 퇴사하여 자신의 커피하우스를 열었다. 그러나 스타벅스라는 이름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기회가 생기자마자 스타벅스 지점들을 인수했다. 나머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이다. 슐츠는 커피를 볶는 작은 상점을, 3만 개가 넘는 매장을 가진 세계적 기업으로 바꿔놓았다. 스타벅스의 매력은 아이스 아메리카노향이 풍부한 라테를 훨씬 넘어선다. 스타벅스의 모든 지점은, 손님들이 이탈리아 커피 바에서처럼 편안함을 느끼도록 설계되었다.

 

물론 정보 인카운터링과 세렌디피티가 세계적 기업의 초석을 놓는 일은 아주 드물다. 그러나 세렌디피티는 더 작은 규모로도 작동한다. , 조건이 있다. 우연한 자극을 감지했을 때, 그 느낌을 쓸데없는 일로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

 

요리사 도루 나카무라는 유럽 고급 요리와 일본 요리를 결합하여 자신만의 고유한 요리를 선보인다. 다른 요리사가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경지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농어와 회양, 녹차를 조합하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었는지 설명했다. “짐에서 설거지할 때 일본 녹차인 센차를 마십니다. 바로 그때 이런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날생선에 녹차 소스를 올리는 아이디어를 당신이라면 생각해 낼 수 있을까? 일단 나는 아니다. 완성된 레시피에 따라 요리를 할 수는 있지만, 뭔가 기발한 레시피를 고안해 내기에는 퓨전 요리나 음식 궁합에 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여기서 알수 있듯이, 세렌디피티는 전문 지식과 합쳐졌을 때만 그 힘을 발휘한다. 우연한 발견의 가치를 알아차린 뒤 자신의 전문적 프로젝트에 통합할 수 있는 노하우까지 가지면 우연한 발견은 가장 도움이 된다.

 

팀에서도 즉흥적인 아이디어의 가치를 알아차리는 누군가의 존재가 중요하다. 나는 글쓰기 강좌에서 자주 이런 경험을 한다. 누군가가 지금까지의 논의를 뛰어넘는 생각, 아직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놀라운 문구를 찾아낸다. 그러나 누구도 이 기발한 아이디어의 가치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저 이리저리 돌려 보다가 제자리에 내려놓는다. 어떤 불꽃도 튀지 않고 원래의 주제로 되돌아간다. 결국 내가 끼어들어 논의를 중단시키고 그 아이디어를 지적하면 그제야 그것을 자세히 관찰하고 사고의 도움듣기로 이용한다. 사파리 모드를 제안했던 더그 마르샬크가 말했듯이, “뜻밖의 일이 우리의 손에 떨어지면, 우리는 거기에서 이익을 얻어야 한다.” 우연은 오직 우연의 가치를 알아차리고 끈기 있게 자본화하는 사람에게만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