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나이의 한계를 넘게 하는 연습
노벨상 수상자들은 왜 고령이 많을까?(1)
노벨상 수상자들은 왜 그토록 늦은 나이에 그 상을 받는 것일까? 정말 그렇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고령인 비율은 꽤 높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나이를 살펴보면, 뛰어난 업적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기본적인 현실과 여러 가지 경향들을 알 수 있다. 즉 늦은 나이에 상을 수상한다는 것은 그만큼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에 이르기가 예전보다 힘들어졌다는 뜻이다. 이 문제는 아주 어릴 때부터 죽기 전까지 평생에 걸쳐 이루어지는,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효율성을 되돌아보게 한다. 또한 위대한 성과를 뒷받침하는 환경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이와 관련하여 수많은 연구를 통해 알게 된 가장 확실한 사실 하나는 어느 누구도 그 긴 여행을 혼자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벨상 수상자들과 그 밖의 혁신가들의 노령화는 노스웨스턴 대학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벤저민 존스(Benjamin F. Jones)가 밝혀냈다. 그는 과학과 경제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을 비롯해 대략 20세기에 해당 분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진보를 이룩한 사람들을 조사했다. 그런 다음 그들의 나이를 확인하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 인물들의 평균 연령이 100년 만에 6세가량 높아진 것이다. 이 결과는 모든 통계적 유의성 검사를 통해 검증되었다. 무언가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왜일까?
이에 대해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20세기 들어 인간의 수명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위의 결론은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물론 노벨상 수상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누구나 그러니 말이다. 하지만 이 설명에는 문제가 있다. 과학자나 경제학자가 인생의 후반기에 중요한 공헌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그들이 65세가 아니라 80세까지 사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존스는 정밀한 통계적 기술을 활용해 노령화 변수를 고려했고, 그 영향은 전혀 없음을 밝혀냈다.
논리적인 설명은 위와 정반대다. 이런 뛰어난 인물들이 주목할 만한 업적을 이루는 나이가 점점 높아지는 이유는 나이든 사람들이 주목할 만한 진보를 많이 이루기 때문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스물여섯 살에 완성한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탔지만, 그 일을 대단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정반대였다. 아인슈타인과 마찬가지로 스물여섯 살(1928년)에 완성한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폴 디랙(Paul Dirac)은 정확히 이런 관점에서 유명한 시를 남겼다. “나이는 당연히 모든 물리학자가 두려워해야 하는 / 몸서리쳐지는 뜨거운 열 / 서른 번째 해가 지나고 나면 / 살아 있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