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 가정에서 배울 점(2)
이러한 과정은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직원들의 능력 개발을 위한 다양한 업무 할당과 흡사하다. 직원들이 아이는 아니지만, 그들 대부분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최대 약점을 드러내야 하는 새로운 경험을 자발적으로 찾아 나서지는 않는다. 편하게 원래 하던 일을 계속하고 싶은 유혹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부모나 코치처럼 고용주는 직원들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반드시 희생이 따른다. 여기서 희생이란 관리자가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여러 곳으로 근무를 옮겨 다니거나 어떤 직원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동안에는 그들이 원래 하던 일을 했을 때 달성할 수 있었던 성과를 거의 혹은 전혀 얻을 수 없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런 희생에는 보상도 따른다.
위의 부모들은 아이의 발전 정도에 따라 그에 맞는 교사를 선택하는 일 이외에 직접 아이를 지켜보면서 충분한 시간 동안 제대로 연습하는지 확인했다. 연습 과정을 가까이서 관찰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연습이 뛰어난 성과의 핵심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아이들이란 워낙에 연습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시카고 대학의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와 그의 동료들은 왜 일부 청소년들이 계획된 연습과 위대한 성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집중력 유지와 힘겨운 공부를 또래의 다른 아이들에 비해 더 쉽게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조사했다. 연구자들은 학생들의 가정환경에 초점을 맞추어 격려와 지원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평가했다. 격려 환경은 풍부한 학습 기회와 학업 성과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의미했고, 지원 환경은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따지지 않고 서로가 의지할 수 있는, 명확한 규칙과 의무를 의미했다. 학자들은 연구 대상자들의 가정환경을 ‘격려하는’과 ‘격려하지 않는’, 그리고 ‘지원하는’과 ‘지원하지 않는’ 이라는 구분에 따라 네 가지 조합이 가능하도록 분류했다. 네 가지 조합 중 세 조합에 속한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학습에 대한 관심도 및 열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나머지 한 집단, 즉 ‘격려하는’ 및 ‘지원하는’ 환경에 속하는 학생들은 자기 공부에 훨씬 더 집중하고 관심을 기울였으며, 열의도 많았다.
이 중요한 발견은 블룸의 연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블룸이 조사했던 가정들은 아이들을 격려하는 분위기였고(“부모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아이들의 호기심을 키워주고 아이들의 질문에 성심껏 대답했다.”) 안정된 환경에서 아이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부모들은 아이들의 연습을 돕는데 일정 시간을 할애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뛰어난 인재를 길러내는 안정된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이 그토록 드문 이유에 대해 또 다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아무리 매력적으로 보이는 분야라 하더라도 직원들을 적절하게 격려할 줄 모른다. 평범한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직원을 격려하기보다 그냥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둔다. 적극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환경에서 역할과 책임이 명확히 규정된 구조를 갖추고 지원하는 대신 서로의 잘못을 덮어 주는 기업 문화를 유지한다. 우리는 이런 기업 문화를 삶의 너절한 단면이라고 생각하며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원 환경에 관한 연구는 그런 기업 문화가 얼마나 해로운지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더불어 직원들에게 격려와 지원, 그리고 책임과 의무가 명확히 규정된 구조를 제공함으로써 이런 해로운 분위기를 극복하는 조직이 왜 그토록 드문지, 그리고 왜 그토록 막강한지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