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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설런스(Excellence)<36>--우리가 공감에 소홀한 이유(1)

리첫 2022. 10. 8. 12:32

 

우리가 공감에 소홀한 이유(1)

 

공감은 고객 응대와 제품 설계, 그리고 혁신 추구의 영감을 얻는 원천으로 통한다. 우리는 이런 얘기를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공감을 오히려 소홀히 하고 있음은 잘 알지 못한다. 주요 원인은 화면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데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우리는 실재하는 사람과 소통한다는 사실을 쉽게 잊는다. 미국의 심리학자 존 설러는 이런 상호작용에 잠재되어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을 사이버 탈억제성(Cyber-Disinhibition)혹은 인터넷 탈억제 효과라고 불렀다.

 

사람들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자신의 충동을 더 함부로 표출하는 데서 사이버 탈억제성이 드러난다. 온라인에서 우리는 타인에게 쉽게 상처를 주거나 과도하게 친밀해진다. 다시 말해 쉽게 예의를 잊거나 신중함을 잃는다. 사실 사이버 탈억제성의 범주는 이보다 훨씬 더 넓다. 우리의 뇌는 얼굴과 얼굴을 맞대는 경험과 즉각적 피드백에 맞게 설계되었다. 그러나 컴퓨터나 스마트폰에는 그것이 없다. 문자를 쓰고, 검색하고, 데이팅앱을 사용하는 동안 우리는 실제로 혼자다. 가상공간에서 우리는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삶을 경험한다. 서로를 스치듯 본다. 단체 채팅방에서 대화하더라도 관련된 모두가 동시에 대화에 참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일상 업무를 디지털로 처리하는 빈도가 늘수록, 다른 사람의 표정을 읽고 목소리에서 불편함을 감지하며 이모티콘으로 대체되지 않는 감정을 드러낼 기회가 줄어든다.

 

결국 우리는 연습이 부족하여 대인관계 기술을 발달시키지 못한다. 공감을 담당하는 신경 구조가 서서히 퇴화하게 된다. 경제심리학자 엘리자베트 페히만의 말처럼, “모든 상호작용이 사이버상에서 일어나면, 우리의 감각 두뇌에는 단서가 부족하여 밀리 초 단위로 자동으로 상황을 파악하여 적절히 반응할 수 없다.” 모니터에서 픽셀로 표현되는 얼굴로는 상대방이 내 의견에 정말로 동의하는지, 잠시 딴생각에 빠졌는지 아니면 화가 났는지 거의 읽어낼 수 없다. 게다가 전염병 세계에서 디지털 세계로 피신해야 하는 지금, 모든 직종과 분야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은 바로 감정이입 능력이다. 점점 놀랍도록 발전하는 인공지능의 성능보다 더 우월한 뭔가를 우리가 아직 가졌다면, 그것은 바로 공감 능력이다. 비록 우리가 고객 관리시스템부터 챗봇을 넘어 채용 도구에 이르기까지, 이미 오래전부터 기술 도구를 이용했더라도 말이다. 기술 도구는 고객이나 지원자를 긍정적으로 응대하도록 지원하고 돕는다. 그러나 기술 도구라는 이름만으로도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기술 도구는 진정한 인격적 도구가 아니다. 비즈니스 관계를 포함하여 모든 관계는 궁극적으로 개인의 삶으로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