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수 효과: 작은 이득이 큰 이득을 낳는다(1)
동기의 근원에 관한 연구에서 모든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하다. 열정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개발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현실에서 우리가 보고 경험하는 바와 일치한다. 어느 분야이건 세계적 수준의 대가들에게는 더 나아지려는 열정이 있지만, 그들 대다수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앞에서 우리는 어릴 때부터 연습을 시작하는 음악이나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아이들에게는 얼마간의 강요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관련 지식을 습득하는 데만 몇 년이 걸리는 특정 분야에서 장차 최고의 자리에 서게 될 사람들도 젊은 시절엔 자기 길을 분명하게 정하지 못한 경우가 흔했다. 프록터앤드갬블에 입사해 책상머리만 지키던 스티븐 발머와 제프리 이멜트가 확실히 그런 경우다. 경영대학원에 진학한 두 청년(발머는 스탠포드 대학, 이멜트는 하버드 대학)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반적인 능력이 아닌 내적 동기를 개발했다. 덕분에 이들은 최고 경영자 반열에 오르기 위해 필요한 특별한 기술을 연마하는 엄청난 노력을 기꺼이 감수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눈에 띄는 핵심 인재가 되었다. 하지만 분명 그들은 그런 동기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
그 동기가 이미 완성된 형태로 나타나지 않고 점점 발전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개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 학자들이 이에 대해 나름의 답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 몇몇 소수만이 수준 높은 기술을 습득하고 뛰어난 업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동기를 개발하는 이유에 대해 실마리를 제공하는 설명이 하나 있다. 코넬 대학의 스티븐 세시(Stephen J. Ceci), 수전 바넷(Susan M. Barnett), 도모에 가나야(Tomoe Kanaya)가 말한 승수 효과(multiplier effect)가 바로 그것이다.
승수 효과의 개념은 간단하다. 특정 분야에서의 아주 작은 이득이 훨씬 큰 이득을 발생시키는 일련의 사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 학자는 눈으로 본 것을 손으로 따라 하는 ‘눈-손 협응 능력(eye-hand coordination)’ 팔뚝의 힘, 반사 신경 등이 보통 사람보다 약간 뛰어난 사람을 상상해 보라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처음에 이 사람은 같이 운동하는 친구들보다 야구를 조금 더 잘하는 것에 만족할지 모른다. -------이런 만족감은 한 개인으로 하여금 점점 더 많이 연습하게 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다른 것을 추구하게 한다. 즉 남들이 여가를 즐길 시간에도 자발적으로 연습하고, 그러다 적당한 팀(학교 야구부뿐만 아니라 여름 리그 팀까지)를 찾아보고, 전문 코치의 지도를 받고, 텔레비전에서 방송하는 경기를 보고 거기에 대해 토론하게 되는 것이다. 이 사람은 갈수록 좀 더 많은 야구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환경에 잘 적응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요소들이 폭포처럼 한꺼번에 밀려온다. 처음에는 미약해 보이던 요소들이 점점 연쇄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에서도 똑같은 과정이 진행되리라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세 학자는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이런 효과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각자의 능력 향상이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 그렇게 더 나아진 환경이 다시 능력을 더욱 향상시킨다.”
어린 야구 선수의 만족감이 연습량의 증가로 이어지듯, 승수 효과가 단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실력 향상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 향상을 부추기는 동기까지 설명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이른 블룸의 연구에 참여했던 젊은 인재들의 실제 경험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블룸은 자신의 자신의 관찰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적었다. “모든 분야에서 이들 대다수는 자신들이 만난 첫 번째 교사로부터 무엇이든 빨리 배우는 아이라고 인정받았다. 그들이 정말 그런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최초의 교사로부터 들은 ‘무엇이든 빨리 배우는 아이’라는 속성은 주요한 동기부여의 원천이 되었다. 교사는 곧 그 학생을 ‘특별한 학생’으로 대했고, 그런 대접을 받는 학생은 이를 매우 소중한 경험으로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