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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설런스(Excellence)<37>--우리가 공감에 소홀한 이유(2)

리첫 2022. 10. 29. 15:16

 

 

우리가 공감에 소홀한 이유(2)

 

원의 사회적 감수성은 기업 이미지에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콜센터 직원은 최고경영자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산전문가는 홍보담당자 못지않게 사회 분위기와 사람들에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 개인 모두가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가 브랜드와 자신을 동일시하느냐, 엘리트 지원자의 눈에 기업이 매력적으로 보이느냐, 공급업체가 이 기업에 대해 좋게 말하고 다니느냐는 모든 임직원에게 달렸다. 그들의 공감하는 태도가 기업 전체를 빛나게 할 수도 있고, 작은 실수 하나로 이미지를 망칠 수도 있다.

 

새로 이사한 집의 수도꼭지에서 물이 사방으로 분출됐다. 수리하면 그만이지만 욕실용품점뿐만 아니라 철물점도 셧다운 상태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나는 수도꼭지 제조회사에 전화했다. 재택근문 중인 사무직원과 연결이 되었다, 뒤에서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아이들 소리가 들렸다. 나는 겨우 내 문제를 설명했고, 직원은 곧바로 수도꼭지 두 개와 거기에 맞는 육각 렌치를 같이 보내겠다고 했다. 다음 날 택배가 도착했고, 동봉된 영수증에는 무료 서비스라고 적혀 있었다.

 

전례 없는 상황에서 제조회사 직원은 고객을 위해 적절하게 행동했다. 반면, 이 장 초반에 이야기한 서점 직원은 위기상황일수록 정서적 소통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건축가는 자신의 과감한 설계에 건축주가 동의할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앱디자이너는 모바일앱이 출시 즉시 인기를 얻을지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어째서 어떤 사람은 연봉 인상에 성공할 절호의 기회를 잡고 어떤 사람은 놓칠까? 다시 말해, 우리는 처음 보는 고객, 외부 협력 업체, 속을 알 수 없는 팀장의 생각과 감정을 어떻게 감지할 수 있을까?

 

이 모든 질문의 답은 하나이다. 모든 것의 출발은 공감이다. 남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주의 깊게 인지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소망을 무조건 채워주지는 않아도 그들의 감정을 짓밟거나 약점을 건드리진 않는다. 이런 감정이입 능력의 약 10퍼센트는 유전적으로 생기고 나머지는 가정환경에 좌우된다. 억압받지 않고 인격적으로 존중받은 경험이 공감 능력을 강화한다. 또한, 2차 방정식뿐 아니라 공감 능력도 교육 목표로 삼는 학교도 감정이입 능력을 키우는 데 공헌한다.

 

하지만 공감 능력이 유전과 교육을 통해 시멘트처럼 굳어지는 건 아니다. 모든 만남을 통해 공감 능력을 키우고 다듬을 수 있다. 비록 모든 사람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대화상대가 계속 낯선 사람으로 머물더라도, 계속해서 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다. 하퍼 리의 소설 <앵무새 죽이기>에서 애티커스 핀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의 신발을 신고 1마일을 걸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스니커즈, 하이힐, 맨발, 가죽구두, 어떤 신발이든.”

 

공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맹목적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타인의 감정, 견해를 같이 생각해 보고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탁월한 시작이다. 그저 의식만 하고 있어도 더 세심하게 행동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느낄까? 그때 상대는 무엇을 느끼고 기대할까? 그의 동기는 무엇일까? 나와 비슷할까? 아니면 완전히 다를까? 어떤 잣대를 가졌을까? 행동 뒤에 숨어 있는 불만은 무엇일까? 이런 것들을 신중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필요한 조치들이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