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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설런스(Excellence)<41>--공감은 어떻게 혁신과 성장의 동력이 되는가

리첫 2022. 11. 2. 22:01

 

공감은 어떻게 혁신과 성장의 동력이 되는가

 

공감에 대한 관심도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5년 안에 세 배 넘게 오른 마이크로소프트 주가와 견줄 만하다. 둘 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경영자 사티아 나델라 덕분이다.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태어난 이 컴퓨터 공학자는 독일 잡지 <t3n>의 표현을 빌리자면 세계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 기업을 아주 올바르게이끌었다.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문화 혁명만 일으킨 게 아니다. 그는 혁신적 접근방식으로 경영의 현자로 등극했다. 그에게 성공 비결을 물으면 공감이라고 답한다.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고 걷는 것만큼 효과적인 일은 없기 때문이란다. 아무도 몰랐던 다음의 진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한, 채워지지 않은 고객의 욕구를 알아차리는 감각이 혁신의 씨앗이다.

 

삶을 더 간단하게, 더 흥미롭게, 더 안전하게 만드는 해결책만으로는 고객은 만족하지 않는다. 모든 걸 가진 듯한 사람들조차 새로운 자극을 추구한다.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에 싫증을 내는 사람들을 위한, 비밀요원급 장비가 장착된 어마어마하게 비싼 애스턴마틴 DB5 같은 무의미한 물건을 보면, 고객 공감이란 결국 돈 많은 소비자를 위한 정서적 사치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사티아 나델라는 이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감정이입을 소프트 스킬 강좌에서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델라는 젊은 개발자 시절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사 면접을 보면서 처음으로 공감이 훌륭한 혁신 및 경영 도구라는 걸 알게 되었다. 운영 시스템에 관한 전문적인 대화 끝에 면접관 한 명이 다음의 질문으로 그를 놀라게 했다. 교차로에서 한 아이가 넘어져 울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나델라는 이 질문에 함정이 있다고 여겼고, 경찰을 부르겠다고 대답했다. 이 대화는 나델라에게 깨달음의 순간을 가져다 주었다. “면접관이 나를 배웅하며 말했습니다. ‘충고 하나 할까요? 공감 능력을 더 키우셔야 합니다. 아이가 넘어지면 일단 일으켜 주고 달래줘야 합니다. 그런 다음 누군가를 부르셔야죠.’” 몇 년 뒤에 나델라의 아들은 뇌성마비로 태어났다. 아들과 살면서 나델라는 공감과 연민의 깊은 의미를 배웠다.

 

나델라는 접근성을 늘 염두에 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장애인이 더 자립적이고 더 생산적으로 살게 돕는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전적으로 지원한다. 그 결과로 출시되는 도구와 앱들은 결코 틈새 상품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것들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혁신 능력과 기업의 성공을 강화한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선천적 청각장애인인 공학자의 제안으로 화상회의 때 배경을 흐리게 만드는 기능을 개발했다. 이런 기능 덕분에 대화상대의 입술을 더 잘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사이 화상회의 도구인 마이크로소프트팀즈와 스카이프는 비슷한 기능을 장착했다. 재택근무 중 화상회의를 할 때 이 기능이 사생활 공개를 효과적으로 막아주기 때문이다. 이런 혁신은 공감은 개인의 미덕일 뿐아니라 경제 요소이기도 하다.”는 나델라의 확신을 재확인해 준다.

 

고객의 욕구를 중심에 두는 사람은, 기술 혁신 뿐 아니라 사람을 중시하는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다.

 

대표 사례가 바로 아이폰이다. 아이폰의 엄청난 성공에 기술력은 부분적으로만 기여했다. 무엇보다 아이폰은 삶과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 뭔지 모른 채로 고대했던 세상으로 사람들을 안내했다. 전 세계 소비자에게 반향을 일으키는 식물성 고기, 비욘드미트 제품도 마찬가지이다. 아주 완벽하게 고기를 모방한 이 제품은, 2020년 초에 주식시장에서 어마어마한 주가 상승을 이뤘다. 고객의 내면을 정확히 살피기만 한다면, 공감은 제품 개발뿐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적합한 대답을 준다.

 

탐폰과 펜티라이너 시장은 안정적이다. 그런데 갑자기 베를린의 스타트업 아인호른(Einhorn)이 이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혁신은 제품이 아니라 메시지에 있다. “우리는 생리 혁명을 원한다. 아니면 적어도 생리 개념과 현실에 담긴 정서를 바꾸고 싶다. 한 달에 한 번 극심한 복부 통증을 몰래 견디고, 생리용품에 막대한 세금을 내고, 탐폰에 혹시 포름알데히드가 함유되었는지, 그것이 무엇이고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하는 데 지쳤다. 아인호른은 과자봉지를 닮은 레트로 감성의 제품명 그리고 유기농 순면 사용으로 시대의 금기를 없앴다. 밀레니얼 세대는 세계를 개선하는 브랜드와 레트로 감성의 메시지를 좋아한다는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