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첫걸음에서부터(1) 1929년, 리 밀러는 22세에 파리로 갔다. 뉴욕에서 패션모델로 인기를 끌었지만, 카메라 앞에 피사체로 서기보다는 카메라 뒤에 사진작가로 서고 싶었다. 하지만 새로운 출발은 힘겨웠다. 초보작가의 실력은 당연히 부족했고, 설상가상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진 장비마저 모두 잃어버렸다. 카메라 안내서만 남았다. 새 카메라를 살 돈이 없던 밀러는 이 일을 계기로 사진 기술 이론에 몰두했다. 그녀는 밤새 셔터 속도와 조리개, 조명 상태, 이미지 구성 등을 공부했다. 그리고 당시에 아방가르드 예술가로 유명했던 사진작가 맨 레이 를 설득해 그의 조수로 일하게 되었다. 생계를 꾸리기에도 바듯한 보수를 받으며 그의 책들을 관리하고 사진 장비를 설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점차 밀러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