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순위를 우선순위에 두기 2020년 부활절 주말. 외출했다가 집에 오니 공동 정원에 이웃들이 둥글게 둘러서 있었다. 서로 거리를 둔 채로. 그때 한 이웃이 나를 불러 세워 유리잔을 가져와 샴페인 파티에 동참하라고 초대했다. 나는 살짝 꺼려졌지만, 이사한 지 얼마 안 된 처지라 이웃과 어울릴 기회가 반가웠다. 키친타올을 가져와 샴페인 병에 두르고 따를까 잠깐 고민했다. 이미 여러 사람이 맨손으로 잡았을 테니까. 그러나 과민하거나 잘난 척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아 관뒀다. 나는 결국 코로나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했다. 제안이나 초대 혹은 작업 의뢰 등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상대방에게 싫다는 말을 하려면 불편한 마음을 극복하고,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한다. 깊이 뿌리내린 예의 규범을 어기려면 ..